사라지는
우시모니

 

 

 

 

 

 

  가끔 그는 시골길의 낡은 가로등 같은 얼굴을 하고는 했다. 남자는 그 얼굴에서 그의 생각을 읽어내고 싶어했지만,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들에 둔한 남자였기에 다만 그의, 자신보다 작지만 보통 남자들만한, 그렇지만 단단한 손을 파고들어 꼬옥 하고 깍지를 끼고는 했다. 그러면 그 얼굴은, 마치 조그만 알전구와 양쪽에 집개가 달린 전기줄과 스위치로 만들어낸 중학교 수준의 실험에서 그 연약하기 짝이없는 스위치를 누르자 전기가 통해 필라멘트가 노랗게 타오르는 것처럼, 생기가 돌았다. 그리고 이내 알전구처럼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웃었다. 남자는 그 반짝거림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. 그리고 남자가 웃을 때면 얼굴을 붉히면서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 꼭 필라멘트가 과열되다못해 터져버려 꺼지는 것만 같았다. 귀엽군, 하고 그 모습을 보며 더 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. 그리고 그는 쑥스러워하고.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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